1. 반감기 이론에 대한 의문
. 왜 생각했음.이라는 의문으로 1번을 종결시켰냐면 지금은 상당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 반감기 이론은 상당했지만, 뭔가 모를 가벼움이 느껴졌음. 아이디어는 명확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나 근거를 스스로 찾아야 했기 때문임.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설명을 내놓았고, 또다시 소설로 빠지기도 하고, 주객이 전도되어서 반감기 가설에 매몰되어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되기도 했음. 그러면서 나 역시도 반감기 가설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찾으며 반감기 이론을 다시 생각해 보기 시작함.
. 우선 가장 크게 들었던 의문은 모두가 아는 호재는 악재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사용되는데도 왜 반감기만은 예외인가? 였음. 반감기가 오는걸 모르는 사람이 전혀 없는데도 반감기 이론은 여전히 지지하는 사람이 상당함. 반감기 이론이 그만큼 확실하게 적용되어서? 그러기엔 명료한 설명이나 근거가 부족하다 느꼈음. 기관 등 전통 금융시장의 큰 손들 진입이 부족해서? 그러면 이젠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반감기 가설은 사장되어야 함. 이 의문들을 충족시켜 줄 명료한 설명을 나는 찾지 못했음. 여전히 이건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의 영역이고, 소설을 써야 설명이 가능한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었음.
. 그리고 반감기 가설에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또 있음. 어째서 반감기는 전혀 변곡에 대한 설명을 주지 않는가?에 대한 부분임. 반감기 전후로 상승이 있는 건 알겠지만, 고점과 저점의 터닝포인트를 설명하는데 반감기 이론은 현저하게 설득력이 떨어짐. 왜냐하면 단순히 과거 차트를 통해 저점, 반감기, 고점이 며칠 간격인지 설명하는 아주 단순한 가설이었기 때문임. 왜 이 기간 동안 떨어져야 하는지, 왜 여기서 고점이 생기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그저 기간만 덩그러니 계산해 놔서 여러 가지 억측이 난무하게 됨. 여기서부턴 사실상 믿음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함. 근거라고는 과거 차트밖에 없으니 당연히 믿음밖에 존재하지 않았음. 물론 방향을 잡아준다는 것에는 큰 의의가 있지만, 그마저도 너무 추상적이었고, 변곡 설명이 불가능했음.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나는 반감기 가설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고 답답했음. 그러다가 우연히 한 차트를 발견함.
. 이건 m2통화량 증가율(1년전대비) 및 비트코인의 시총 증가율을 한 번에 그린 차트임. 여기서부터 반감기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시작됨. m2통화는 현금, 예금, 적금, 주식, 채권 등의 형태로 표현되는 화폐량의 총합이라고 보면 됨. 단순히 지폐의 총합이 아니라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이해가능함. 이 M2가 증가한다는 것은 결국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다는 뜻임. 우리가 코로나 때 겪었던 미친듯한 돈복사 역시 M2를 증가시켰음.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주식이든 코인이든 코로나 이전 고점을 뛰어넘는 상당한 불장을 가져다줬음. 하지만 단순히 돈이 많이 풀려서 가격이 올라갔다고 설명하기엔, 여전히 많은 사람을 이해시키지 못할 빈틈이 있다고 생각함. 꼭 그 많은 돈이 시중으로 다 흘러가지도 않고, 모두 일반 개인에게 가지도 않을뿐더러, 그게 비트로 흘러간다는 보장이 없고, 그런다 하더라도 가격을 상승시키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했음.
. 그럼에도 이 차트는 상당한 인식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의미있는 차트라고 생각함. 왜냐면 변곡을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임. 단순하게 위아래 기울기만 봐도, m2통화량과 비트 시총은 상당히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음. 기존에 기간 찍어놓고, 맹신하는 반감기 이론보다는 약간 더 합리적인 설명의 여지를 열어주는 길이라 생각했음. 그래프 축의 좌우 숫자 차이가 너무 큰거큰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일개 비트 시총이랑 글로벌 m2통화량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임. 지구와 태양 이상의 차이가 남. 그래서 축의 숫자 차이가 큰 거고, 기자가 잘못 작성한 게, 마이너스 부분은 최대를 -100%로 잡았어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서 비트의 yoy 하락이 과소평가됨. 어찌 되었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저점과 고점 변곡의 유사점이었고, 반감기 가설에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었기에 이걸 거시경제로 접목시켜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게 됨.
2. 이론적 기반과 가정
. 통화량, 혹은 거시경제적인 측면으로 비트 가격을 설명하기 위해서 나는 몇 가지 가정에 대해 생각했음. 우선 비트의 가격이 독립적이지 않음을 인정하고, 또한 그렇다고 어떠한 통화처럼 환율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해야했는데 이게 가능한가에 대한 생각이었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비트코인이 현재 시장에서 위치가 독립적인 통화 혹은 화폐가 아니라고 전재할 수 있어야 했음.
. 그리고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한 첫번째 이유는, 비트를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바라볼 때 공급은 채굴자측에서, 혹은 큰손,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건 합리적이지만, 다른 통화와 주요한 차이점은 수요의 종착점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었음. 간단하게 말해서 비트가 통화, 화폐라면 사용처가 있고, 사용처가 있으면 순환이 있어야하지만 그렇지 않음. 주요한 순환처는 딥웹 정도뿐이고, 실제로는 거래소와 개인 지갑, 혹은 국가에 상당수가 보관되어 있다는 것.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달러나, 엔, 위안, 원화처럼 순환의 규모와 사용처가 마땅치 않고, 편의성이 상당히 떨어짐. 결국 비트는 달러로 바꿔야 유용하다는 것. 그렇기에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투기적 수단으로 비트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음. 또한 채굴자들 역시 비트를 시장에 팔면서 손익분기점을 생각한다는 점 역시 유사한 맥락이라고 생각함. 따라서 비트는 화폐로의 가치는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첫 번째 가정임.
. 그리고 두번째는 비트가 화폐가 아니라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는 일종의 주식이나 상품으로 취급되는 수단이어야 했음. 나는 이걸 가능하게 해 준 게, 중앙화된 거래소의 존재라고 생각함. 사실상 비트코인의 본질을 해치면서까지 이 중앙화된 거래소가 있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비트에 접근가능할 수 있었다고 봄. 그리고 규제 밖의 영역에서 선물, 옵션과 같은 더 큰 시장을 형성하게 했고, 비트 및 그 이하 암호화폐들은 수많은 FOMO를 양산했음. 주식과 다르지만 유사한 일종의 투기성 자산으로서 비트가 각광받으면서, 나는 여기에도 인플레이션이 적용될 거라 생각할 수 있었음. 특히 내가 2017년 시장에서 겪은 경험은 아주 주요한 근거가 되었음. 그리고 이번 코로나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 강조된 작년시즌에 발생한 NASDAQ과의 상관관계도, 나는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을 하게 됨. 결국 1번에서 사용처가 불분명한 수요들이 비트를 투기성 자산으로 만들고, 이는 각국의 통화로 비트를 사는 현 시스템으로 인해 인플레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음.
. 결국은 이 가정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시경제적인 정책에 비트가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영향을 받아왔다는 것임. 거시경제학 과목을 듣고왔다면 좀 더 쉽게 이해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이해가능하게끔 간단히 설명하겠음. 거시경제학은 주로 우리가 접하는 경제 지표 등을 통해 경기를 판단하고, 적절히 조정하려는 시도와 해석을 하는 학문임.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통화량 조절 능력과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함. 물론 아주아주 간략화한 것이고 세부적으로 나아가면 끝도 없어서 이 글에 필요한 부분만 간략히 전달했음. 결론적으로 거시경제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점은 물가에 어려움이 있거나, 경기지표에 문제가 생길 때임. 아주 좋은 예시가 이번 코로나 사건이었고, 그 이후로 이어진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이었음.
. 그럼 이제 이론적인 생각을 말해보겠음. 비트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을때, 인플레이션은 무엇이 유발하는가?라고 생각하면 가장 쉬운 대답은 바로 통화량 증가임. 너무도 당연한 말인 게, 시중에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풀리면, 당연히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생기기 마련임.(학문적으론 복잡하지만 간단하게만 생각하자) 그러면 아래의 차트를 한 번 보겠음.
. 자, 이게 m2통화량과 우리가 아는 CPI 지표를 함께 나타낸 차트임. 얼핏 봐서는 무작위같고 상당히 연관성이 떨어져 보임. 하지만 m2통화량의 지속적인 증가는 명확하게 파란 선으로 확인가능함. 주식시장이 우상향 하는 이유와 물가가 항상 적당한 상승을 유지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도 있음. 그러면 CPI를 보자. 자세히 보면 이 CPI는 M2에 비해 상당히 후행하는 것처럼 보임. 특히 지표가 확 튀었을 때 약간 더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을 알 수 있음. 그럼 지표를 좀 당겨서 맞춰보겠음.
. 2013년부터의 M2통화량과 약 16개월 차이를 두고 CPI를 제시했더니 이런 그림이 나타남. 이 M2의 반응이 극단적일수록 CPI역시 극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음. 하지만 이건 CPI의 이야기라서 상당히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음. 다만 이것으로 이해하려는 건 통화량이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임. 그러면 주식시장은 어떨까.
. 이게 m2통화량과 S&P를 비교한 것임. M2의 증가는 계속되었고, 주식도 그에 따라 반응해 왔음. 물론 세부적인 이슈가 특별히 더 영향을 행사할 때도 많지만, 우상향의 기조와 위기 때마다 M2가 점프한 것은 명확함. 이 차트에는 자세히 나타나지 않지만 CPI보다 반응이 좀 더 빠른 곳이 주식시장이고, 이는 M2가 결국 투자 시장으로도 흘러들어온다는 것임. 주식의 가치를 상정할 때도 통화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할 테니 당연함. 그리고 가장 경제정책과 시황에 발이 빠른 곳이 주식시장이므로 당연한 현상임. 투자시장의 사정이 이렇다면, 결국 거시경제적 정책과 비트 역시 연관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됨. 특히 화폐가 아닌 인플레이션의 상품이라는 측면에서, USD로 가치가 표시되는 비트라면 통화량에 더욱 반응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함. 그리고 이게 변곡 해석의 열쇠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음.
- 출처 : 코인판 (나땡님) - 반감기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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